헬스케어 자가진단 (하복부 통증)

자궁외 임신은 수정란이 자궁까지 오지 못하고 나팔관에 정착, 아기가 자라면서 급기야 나팔관을 파열, 복강내 출혈을 일으켜 산모의 생명을 위협한다.
고대의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박용균(朴容均)교수는 "자궁외 임신은 임신 6주 정도에 한쪽 아랫배가 아프고 약간의 피가 비치는 등 경고증상이 찾아온다"며 "임신 여부를 모르더라도 자신의 몸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이러한 위험은 피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자궁외 임신으로 급성 통증이 오는 것은 6-8주 사이.
여성 하복부 통증은 크게 급성과 만성으로 분류한다.
자궁외 임신을 비롯한 급성 골반염, 난소 낭종 파열이나 꼬임 등이 급성 통증을 부르는 질환들이다.
급성 골반염은 클라미디아나 임질·베타연쇄성구균·결핵 등이 골반 내에 있는 장기를 감염시켜 나타나는 병이다. 만성과는 달리 발열·오심·구토와 누런 화농성 냉을 동반하기도 하고 초기에는 하복부가 아프지만 진행되면 배 전체가 아픈 것이 특징이다.
심심찮게 많은 것이 난소 꼬임에 의한 통증. 난소에 종양이 생겨 무거워지면 무게 때문에 몇 바퀴 뒤틀려 허혈 상태가 되고 죽은 피가 고여 통증이 유발된다. 오른쪽 난소에 문제가 생길 경우 급성 맹장과 감별진단이 어려울 정도로 흡사하다.
만성 동통의 대표적인 질환은 자궁내막증이다.
박교수는 "이 질환은 자궁내막조직이 나팔관이나 난소·자궁 뒤쪽에 들러붙어 증식되어 통증을 일으킨다"며 "생리 때와 부부관계시 통증이 심하면 한번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특히 자궁내막조직이 자궁근육을 파고 들어가는 자궁선근종은 하복통과 함께 생리가 불규칙하고 양이 많아져 빈혈을 유발하기도 한다.
양성종양인 자궁근종 역시 생리 때 통증이 있고 잦은 하혈과 생리량이 많아지며, 혹이 커지면 아랫배가 묵직하고 방광과 직장을 눌러 빈뇨와 변비를 생기게 한다.
부인과 질환은 아니지만 하복부 통증을 야기시키는 것으로 방광염과 대장 게실염, 요로 결석이 있지만 감별은 비교적 쉬운 편이다.
방광염은 소변이 자주 마렵고, 잔뇨감이 있는 등 배뇨곤란이 특징이고, 게실염은 배가 더부룩하고 변비와 설사를 동반하며 증세가 심할 경우 왼쪽 아랫배가 심하게 아프다. 요로나 신장결석은 옆구리 쪽이 간헐적으로 긁는 듯 아프다.
박용균교수 약력 |
1969년 고려대의대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전문의를 딴 뒤 현지에서 10여년 동안 의사생활을 했다. 미국 베일러의대와 텍사스의과대학에서 연수를 받았고, 귀국한 뒤 모교에서 교직에 몸담고 있다. 산부인과학교실 주임교수와 대한 산부인과학회 이사장을 거쳐 현재 고려대의대 구로병원 원장에 재직하고 있다. 1943년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