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헬스케어 자가진단 (입냄새)

europa11 2008. 3. 29. 14:10
 입냄새가 심하다.

'사람이 아무리 좋아도 입 냄새는 싫다'

모기업 영업부 K씨(37)는 훤칠한 외모와 재치 있는 말솜씨로 사내에서 인기가 높았다. 그런데 최근 들어 그는 사람들이 그와 얘기할 때 얼굴을 돌리거나 멀찌감치 떨어져 앉는 것을 깨달았다.

가까운 친구로부터 핀잔을 듣고서야 부리나케 화장실로 달려가 이를 닦았지만 썩은 달걀 냄새 같은 구취는 쉽게 없어지지 않았다.

그의 입 냄새 주범은 알콜에 의한 급성 간경변. 간기능이 떨어지면서 간에서 해독되지 않은 독성 물질이 혈액 속을 순환하다 폐를 거쳐 호흡을 할 때 밖으로 배출되었던 것이다.

경희대 치대 구강내과 홍정표교수는 "구취는 대부분 입안의 치태나 잇몸병 등에 의해 생기지만 때때로 전신질환이 원인이 되므로 건강을 자가진단하는 예고지표로 삼을 만하다"고 말한다.

전신질환으로 먼저 체크해 보아야 할 사항은 폐와 기관지장애. 기관지확장증이나 폐농양 등 폐와 기관지에 농이 생기면 호흡을 할 때 썩는 듯한 냄새가 난다.

만성신부전 환자의 경우에는 신장에서 걸러주지 못한 요소가 밤새 입안에 축적되어 침이 초콜릿 색을 띠고 소변과 비슷한 지린내가 난다.

당뇨환자의 입 냄새는 새콤달콤한 과일 냄새가 특징. 이는 당대사가 되지 않아 나타나는 케톤·아세트 초산·아세톤 등이 호흡을 통해 나오기 때문이다. 특히 오랜 기간 당뇨를 앓으면 침샘이 망가져 구강이 건조해지므로 악취가 날 수 있다. 그러나 소화기 장애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는 달리 그다지 구취를 유발하지 않는다.

홍교수는 "식도가 항상 접힌 형태로 밀착되어 있기 때문에 위장 질환이 있더라도 트림을 하지 않는 한 입 냄새는 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구취의 가장 흔한 요인은 무엇보다 입 속이 깨끗하지 못한 탓이다. 입안의 세균·음식물 찌꺼기·탈락된 점막세포 등이 어우러져 형성된 치태가 입안에 쌓인다거나 치석(치태가 3일 정도 지나 굳은 형태)에 의해 잇몸에 염증이 생기면 부패한 듯한 냄새가 난다.

이밖에도 축농증이나 인후질환이 있을 때, 그리고 공복시나 탈수상태에서도 입 냄새가 난다.

담배의 니코틴은 세균의 성장을 돕고 침샘을 망가뜨려 역시 구취의 원인이 된다.

홍교수는 "구취를 제거하려면 우선 치태가 가장 많은 혀를 칫솔로 문질러주고 자정작용을 하는 침샘을 자극하도록 이를 구석구석 닦아주는 것이 요령"이라며 그래도 냄새가 없어지지 않을 때는 전신질환을 의심해볼 것을 권했다.

홍정표교수 약력
1980년 경희대의대를 졸업하고 83년 구강병리학으로 박사학위 취득. 현재 경희대치대 구강내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88년부터 1년간 미국 UCLA 구강진단 및 병리학 교환교수로 있었고, 구강내과학회 및 두개하악장애학회, 신심스트레스학회 이사를 역임했으며, 동서의학학술위원회 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출처] 경희대 치대 구강내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