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원의 아침편지
나라가 망하거나 힘이 없을 때
europa11
2008. 8. 17. 15:16
***나라가 망하거나 힘이 없을 때***
살을 에이듯이 추운 날이다. 옷 없는 병졸들이
움추리고 앉아 떨고 있다.
군량은 바닥났다.
군량은 오지 않았다.
(<난중일기> 1594년 1월20일자)
그 무렵 조선 백성들의 참상은 땅위의 지옥을 이루었다.
부자(父子)가 서로 잡아먹고 부부(夫婦)가 서로 잡아먹었다. 뼈다귀를 길에 내버렸다(<징비록>).
굶어죽은 송장이 길에 널렸다. 한 사람이 쓰러지면 백성들이 덤벼들어 그 살을 뜯어 먹었다. 뜯어먹은 자들도 머지않아 죽었다(<난중잡록>).
명나라 군사들이 술 취해서 먹은 것을 토하면 주린 백성들이 달려들어 머리를 틀어박고 빨아먹었다. 힘이 없는 자는 달려들지 못하고 뒷전에서 울었다(<난중잡록>).
- 김훈의《소설 이순신-칼의 노래》중에서 -
나라가
망하거나 힘을 잃었을 때
가장 비참해 지는 것은
백성, 곧 국민입니다.
부자가, 부부가 서로의 살을 뜯고,
다른 나라 병사가 토악질한 것을 서로 먹으려고 아귀다툼하는,
처참하고도 서글픈 역사를 돌이켜보게 됩니다.
이스라엘 사람들도
나라를잃은 날부터
2천년 동안 세계를 떠돌아야 했습니다. (2002년8월15일자 앙코르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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