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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크레틴' 치료 시작… 당뇨병 맞춤치료 가능해지나
europa11
2008. 10. 1. 17:33
'인크레틴' 치료 시작… 당뇨병 맞춤치료 가능해지나
저혈당·체중증가 등 부작용 없어 아직 보험 적용 안 돼 치료비 부담
■인크레틴 호르몬이란
인크레틴 호르몬은 음식을 먹으면 소장에서 분비된다. 이는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되는 것을 돕는다. 따라서 인크레틴 분비가 잘 되게 하면, 인슐린 호르몬이 부족해 발생하는 당뇨병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인슐린이 부족해 생기는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인크레틴 호르몬의 분비가 당뇨병이 없는 사람의 30% 수준까지 떨어져 있었다.
- 인크레틴 호르몬 치료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는 것은 인슐린 호르몬 치료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위험이 적다는 것이다. 2007년 터프스-뉴잉글랜드 메디컬 센터의 피타스 박사팀은 인크레틴 호르몬 치료제와 관련한 연구 29개를 분석한 결과 인크레틴 호르몬 치료제는 부작용이 적었다고 밝혔다.
인크레틴 호르몬 치료제를 준비, 생산하고 있는 국내외 제약회사들은 인크레틴 호르몬은 식후에만 분비되는 호르몬이므로 치료 약을 먹어도 저혈당에 빠질 위험이나 체중증가 현상이 없다고 주장한다. 인크레틴 치료제는 췌장의 베타세포를 재생시키므로 특히 아시아인에게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들은 서양의 당뇨병 환자들보다 상대적으로 마른 편인데, 일반적으로 마른 사람은 뚱뚱한 사람들보다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의 베타 세포가 70~80%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크레틴 치료제의 한계는?
인크레틴 치료제도 단점이 있다. 지난 달 한 외국제약사의 인크레틴 유사체로 만들어진 당뇨병 치료제를 투여 받은 사람이 췌장염으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아직 인크레틴 호르몬 치료제가 사망의 주 원인인지 밝혀지지 않았으나, 일부에서는 인크레틴 호르몬 치료의 위험성을 보여준 사례로 보고 있다.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조영민 교수는 "인크레틴 치료제는 인크레틴 호르몬 분비를 막는 DPP-4라는 효소를 차단하는데 이 DPP-4라는 효소는 췌장뿐 아니라 뇌, 심장 등 우리 몸 곳곳에 퍼져 있다. 따라서 DPP-4의 활동을 방해하면 인크레틴 호르몬 분비는 늘지만 다른 부위에 있는 DPP-4의 활동까지 막아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임상적으로 보고된 부작용은 없다"고 말했다.
- 국내에서 인크레틴 호르몬 치료를 본격화하기에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내과 이문규 교수는 "환자의 인크레틴 호르몬 수치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장비가 보급돼 있지 않아 약의 용량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또 인크레틴 호르몬 수치가 어느 정도인 환자에게 약을 쓰는 것이 효과적인가에 대한 장기 연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남성모병원 치료 시작
현재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 59개국에서 인크레틴 호르몬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작년 9월 인크레틴 호르몬 치료제가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허가를 받아 현재는 보험적용이 되지 않은 채 일부 대학병원에서만 처방 되고 있지만 12월쯤부터는 보험적용이 돼 본격적으로 시판될 전망이다. 강남성모병원은 오는 12월 '인크레틴 클리닉'도 개설할 예정이다. 강남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윤건호 교수는 "인크레틴 클리닉이 개설되면 당뇨병 환자의 혈당, 인슐린, 인크레틴 분비량과 분비 패턴에 따라 치료 방법을 정하는 맞춤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