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와 올리브유
요즘 토마토가 ‘상한가’다.
라이코펜(lycopene)이라는 강력한 항산화 성분이자 파이토케미컬이
들어 있어서다. 라이코펜은 잘 익은 토마토가 농염한 붉은 색을 띠게
하는 색소 성분. 라이코펜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항산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효능을 인정한 건강기능 성분이다.
지난달 28일부터 사흘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린 ‘국제 라이코펜
사이언스 위크’에선 라이코펜에 관한 다양한 연구결과들이 소개됐다.
전립선암 등 호르몬 관련 암예방 ‘대표선수’
전립선암은 대부분 남성호르몬에 의해 발생하는데 토마토 추출물이나
‘라이코펜+파이토플루엔’을 4일간 섭취한 쥐에서 혈중 테스토스테론
(남성호르몬) 수치가 눈에 띄게 낮아졌다는 것이다.
또다른 동물실험에선 또 토마토 추출물을 섭취하면 전립선 암세포의
생성이 억제됐으나 라이코펜만 먹었을 때는 별 효과가 없었다.
샤로니 교수는 “암 전이를 막는 등 토마토 추출물과 라이코펜의 암 치료
효과에 대해서도 더 많은 연구가 진행중에 있어, 이 성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라이코펜의 항산화 효능을 높이고 섭취를 용이하게 하는 건강기능식품도
고려해 볼 만하다.
유해산소로 인한 혈관노화 막아줘
이스라엘 라이코레드사(社) 아몬 아하론 박사는 “라이코펜이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고 혈압을 낮춰 준다”고 밝혔다.
몸의 혈관은 유해산소가 쌓이면서 노화되는데 젊을 때는 NO·SOD 등
몸안의 항산화 물질이 유해산소를 효과적으로 제거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이 같은 ‘혈관 방어군(軍)’의 기능이 떨어지므로
라이코펜 같은 항산화 성분을 보충해야 혈관을 보호한다는 것.
아하론 박사는 “혈압약을 복용 중인 고혈압 환자에게 매일 라이코펜 함유
건강기능식품을 15㎎씩 먹였더니 6주 뒤 수축기 혈압이 평균 9.6, 이완기
혈압이 평균 3.8㎜Hg 감소했다”고 소개했다.
계란·당근 곁들이면 염증차단 효과
벤구리온대 라켈 레비 교수는 “염증은 우리 몸의 세포·조직 손상에 대한
신체 반응”이며 “류머티스성 관절염·알츠하이머형 치매·2형 당뇨병·심근경색·대장암 등 수많은 질병이 염증 반응에 의해 유발된다”고 강조했다.
‘라이코펜+카르노스산+루테인이나 라이코펜+카르노스산+베타카로틴’은
식품 성분 중에선 염증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조합이라는 것이다.
카르노스산은 허브인 로즈메리에 함유된 항산화 성분이자 두뇌 건강
성분으로 유명하다. 루테인은 계란 노른자 등에 풍부한 항산화 성분으로
망막·황반 등 눈 건강에 이롭다. 베타카로틴은 몸에 들어가면 비타민 A로
바뀌는 항산화 성분. 당근 등 녹황색 채소에 풍부하다.
자외선으로 인한 홍반도 예방
자외선을 장기간 과다하게 쬐면 피부에 홍반·화상(일광 화상)·주름(피부노화)·암(피부암)이 생길 수 있다.
벤구리온대 조세프 레비 교수는 “라이코펜이 함유된 식품을 꾸준히
섭취하면 자외선에 의한 홍반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원자 9명에게 토마토 페이스트를 매일 40g(라이코펜 16㎎ 함유)씩 먹게
했더니 10주 뒤 미섭취 그룹에 비해 홍반 형성이 40%(자외선을 비슷하게
쬔 조건)나 적었다”고 설명했다. 자외선이 유해산소와 반응해 신체의 DNA·
지방·단백질에 손상을 주는데 라이코펜이 이를 예방해준다는 것.
올리브유와 함께 먹으면 흡수 잘 돼
라이코펜은 지용성 물질이어서 체내 흡수율이 떨어진다.
최대한 많이 섭취하려면 토마토를 가열 조리하거나 올리브유 등 식용유와
함께 먹는 것이 좋다. 다행히도 라이코펜은 가열해도 잘 파괴되지 않는다.
게다가 토마토를 익혀 먹으면 단맛이 더 강해진다. 국·찌개 등에 넣어
먹으면 짜게 느껴져 소금 섭취량도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