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의 걱정은 기우였다. 배변 시 압력을 못이긴 항문 주변 혈관이 터졌던 것.
항문은 섬세한 구조와 역할에 비해 꽤나 비하되는 기관. 그러나 괄시받으면 앙갚음(?)도 할 줄 아는 기관이다.
한솔병원 이동근(李東根)원장은 "항문에 탈이 나는 것은 ▶가스와 변을 구별해서 내보내는 이중 잠금장치(괄약근) ▶변을 수월하게 내보내기 위해 모세혈관으로 구성된 쿠션장치 ▶항문의 기름 분비기관인 항문 샘 등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증상에서 대장·직장 질환과는 확연히 구별된다"고 말한다.
대표적인 것이 출혈. 통증을 동반한 선홍색 피는 대부분 항문이 찢어지는 치열이다. 그러나 악성종양과 관련된 증상도 출혈이기 때문에 감별진단이 필요하다. 이원장은 "대장이나 직장 깊숙이 종양이 생기면 혈액이 내려오면서 굳기 때문에 콜타르 색의 끈적한 점액성 물질이 변에 묻어 나온다"고 말한다.
다음으로 흔한 것이 항문의 혹. 일반적으로 치질로 불리는 치핵은 크게 4단계로 나뉜다. 어쩌다 피가 화장지에 묻을 정도라면 1기, 변을 볼 때 살덩어리가 약간 돌출되면 2기로 친다. 그러나 배변 시 치핵이 나와 손으로 집어넣을 정도라면 3기, 평소 힘만 주어도 나올 때는 4기로 간주한다.
치핵이라면 주로 항문 안쪽에 형성된 내치핵(암치질)을 가리키지만 항문 밖에 콩만한 것이 단단하게 잡히는 혈전성 외치핵(수치질)과 물렁물렁하게 만져지는 밤톨 정도 크기의 양성종양도 있다.
치루은 대변의 세균이 항문 샘에 침입해 곪은 것으로 고름이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단 치루는 항문 주위의 작은 구멍에서 고름이 나오는 반면 궤양성 대장염 등은 항문으로 점액상 액체가 나오는 것이 다르다.
항문의 통증 중 외견상 특별한 이상이 없는데도 1년에 몇 번 잊어버릴 만하면 심하게 아픈 것이 항문 거근증이다. 통증이 심해 잠이 들었다가도 깰 정도로 심하다. 이는 항문을 싸고 있는 항문거근이 경련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반면 하루 종일 항문 속이 아프면 항문암일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항문이 가려운 것은 기생충이 원인이 아니라면 독한 대변이 항문 주위에 묻어 생긴 것이므로 청결에 힘쓴다.
이동근원장 약력 |
이동근박사는 국내에서 손꼽힐 정도로 치질수술을 많이 하는 이 분야의 베테랑. 토론토의대 부속병원 대장항문외과와 일본 마쓰시다 대장항문병원에서 연수받았으며, 현재 미국 대장항문병학회 및 일본 대장항문병학회 정회원. 조선대의대를 졸업하고 송도병원 부원장을 거쳐 현재 대장항문전문병원인 한솔병원 원장으로 있다. 논문 1백여편과 저서로 `변비의 원인과 치료', `항문외과의 실제', `대장항문병', `치질 변비 깨끗이 낫는다' 등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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